와이프가 큰아들이 다니는 어린이 집을 가는 도중에 카페가 있다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부근 골목은 모두 주택이 있는지라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카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기대하지 않고 방문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카페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FREEDOM.K
와이프 말로는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커피 맛은 절대 어리지 않다.). 건물도 지은지 얼마 안되보였고, 일단 깔끔해서 보기 좋았다. 다만 주차 공간이 너무 없어서 문제였다.
집이 근처인 나에겐 없어도 괜찮은 곳이지만, 아무래도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에겐 최악일 수도 있겠다.
(사진에서 보면 앞에 있는 저 1칸이 주차공간...)
언뜻 그냥 봤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커피숍이 아니라 바(bar)의 느낌도 묻어 나온다. 꽤 느낌 있어 보이는 바(bar)랄까?
완벽한 검은 색은 아니고 회색이 약간 첨가된 색에 크롬같이 반짝이는 문구가 멋있어 보인다.
솔직히 이름보다는 이런 디자인으로 바(bar)로 생각되어졌다. 카페의 따뜻함 보다는 약간 차가워 보이는 도시남, 도시녀 같은 스타일이랄까?
하지만 내부를 드러와 보면 그냥 왠지 따뜻해 지는 기분이 든다. 다른 커피숍보다는 서로간의 공간이 좀 좁기는 하지만 한번 왔다가 안올 사람보다는 근처에서 자주, 여러번 오는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는 괜찮아 보인다.
보통 카페를 다녀보면, 이런 주택 근처에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서로의 공간을 주기 위한 노력보다는 조금 더 촘촘하게 구성되어져 있는 것 같다. 물론 공간이 협소하거나 테이블 수를 늘리기 위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것보다는 아는 사람들끼리 가까이 있는게 더 좋지 않을까?
카페를 오면 한 번씩 이렇게 키친을 훑어보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깨끗함을 보기 위해서다. 이곳은 엄청 깨끗했다. 물론 손님이 없어서 일 수도 있으나 그래도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정돈 해놓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 놓고 마시고 먹을 수 있다.(보통 먹고 마신다고 하지만 카페는 마시고 먹는 것 같아서.. ㅎ)
들어오는 입구에는 화분과 간단한 소품들이 있다.
화분과 회색 벽에 붙은 붉은 도화지에 그려진 데생은 묘한 집중력을 갖게 해준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보통 여자 데생은 비너스이지 않을까 싶다.
2인, 4인, 6인 등 다양한 테이블 있어 연인끼리, 가족끼리 또는 소모임도 가능할 정도로 테이블 수는 넉넉하다.
그리고 한 켠에 놓여있는 피아노. 실제 소리 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악보까지 있는 것을 보니 그냥 인테리어 소품으로써는 아닌 것 같다. 손님 없을 때 연습도 하려고 한 것인지...
화장실에 들어가는 문 옆에는 가짜지만 진짜 촛불같은 촛불 소품과 카페 전체에 은은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마샬 스탠모어"가 눈에 띈다. 이정도 크기의 카페에는 이 스피커로도 충분히 커버가 되나보다. 생각보다 마샬 스피커 쓰는 곳이 많다.
디저트 카페이다 보니 많지는 않아도 충분히 즐기기 좋은 종류로 구비되어 있다. 가격은 뭐... 알다 싶이 카페에서 파는 디저트는 솔직히 착한 가격은 아니다. 난 딸기 생크림 케익이 먹고 싶었는데. 가격보고 바로 접음... 곧 첫째 생일이니 첫째 생일 때 사서 먹는 걸로...
1열 : 브라우니 3,500원, 홀파운드케이크 4,000원, 파운드케익 3,500원
2열: (----, 안보이네) , 딸기 생크림 케이크 4,800원, 초코크림케이크 4,800원
3열: 커피우유 스프레드 5,000원, 로키로드 1,600원, 마들렌 1,500원
프리덤케이 메뉴판. 역시나 착한 가격은 아니다. 내 기준으로 착한 가격은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2,000원 미만인데. 여긴 2배다. 이런 면에서는 많이많이 비싸다. 그래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건 여기서 로스팅하고 어떤 원두를 로스팅했는지 알려주는 정도?
그리고 일단 아라비카 원두 도피오(더블)로 커피를 만드는 점에서는 좋은 것 같다. 블렌딩을 4가지 원두로 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지만 다시 여기서 아쉬운점은
"그럼 언제 로스팅 했어요?" 인데.
당일 로스팅은 당일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던지, 몇일 이내에 소비한다는 내용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카페에서 항상 간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런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커피는 맛있지만, 여기에 신뢰감까지 더 넣어준다면 4천원이라는 커피가 조금은 덜 아까웠을 텐데.
아 그리고 맛은 정말 괜찮은데, 주변에 있는 카페 가격이 깡패다. 여기보다 대부분 반값이라는.
디저트가 비싼 이유도 아주 작게 붙여 놓았지만, 난 잘 보았음.
그런데 프리덤.K 베이커리 라고 하는 것을 보니 여기서 다 직접 만들었나?
다시 깔끔한 카운터와 키친. 모두 보이는 곳에서 하지만 저 커튼 뒤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다 보이는 곳에서 하고 있으니 상관없었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파티션이 있는 공간이 있고, 2인, 6인, 4인 테이블이 있다. 4인 테이블에는 사람이 있어서 찍지 못했다. 여기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분 중에 한분이 사장님인가 했는데. 솔직히 나도 글로만, 풍월로만 사장님이 젊다고 들었는지라 잘 모르겠다.
무튼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로스팅하는 기계인데, 스트롱홀드 제품이더라.
이 로스팅 기계가 좋은 점은 전기로 로스팅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설정해 놓으면 설정해 놓은 대로 알아서 해줌.
모든게 자동화가 가능하다. 설정값만 잘 해 놓으면, 공장 같은 동일한 로스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사장님의 컨디션에 따라 커피맛이 변할 일은 없을 듯.
김수민 이라는 분이 사장님인 것 같고. 그 분이 딴 3개의 라이센스가 보인다. 모두 바리스타와 관련되어 보이고.
SCA라는 라이센스가 눈에 띄는데. 우리나라 안에서 주는 그런 라이센스는 아니고 미국와 유럽 커피협회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국제 라이센스이다. (물론 이런거 없어도 잘하는 분들도 많더만...)
로스팅한 건지, 로스팅 된 걸 놔둔건지 모르겠지만, 병에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화장실 앞에는 이렇게 큰 전신거울이 있다. 나오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보는 것도...
테이블 마다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6인 테이블에 있던 잎사귀 소품. 황금 빛인데 이건 좀 갖고 싶더라. 쓸모는 없겠지만...
이곳의 조명도 조금 특이한 조명이다. 큰 전구 안에 작은 전구가 붙어 있는. 다이오드 같은데.
하늘하늘한 커튼이 묘한 느낌을 준다. 어두울땐 몰랐는데, 창 밖이 보여지니 꼭 속옷 같은 느낌이 들었다.(느낌이)
출입구와 가까웠던 2인용 테이블. 창가 주변이라 좋을 법하지만 벽이고 주차공간이라 커튼으로 가려지는게 좀 더 괜찮을까 싶었다. 그리고 보니 왼쪽에 있는 저 벽에 그림이라도 걸려 있거나 했으면 더 좋았겠다.
피아노 위의 소품들. 전구와 양초 그리고 선인장.
허전했을 법한 피아노 위를 재치있게 꾸며 놓은 듯 하다.
내부를 14mm로 찍은 사진. 역시 내부 전체나 넓게 찍는건 광각이 최고 인듯.
다음부터는 처음에 이걸로 찍고 세부적인걸 탐론으로 찍어야 하나...
무튼 코멘트 달아야 한다고 생각되어지는 것들은 이야기 한 것 같으니, 사진만 올려놓도록 하겠다.
아래에서 먹는 거 나올때 다시 써야지.
음료와 디저트는 최고
비싸지만 괜찮았다. 맛도 있고, 일단 디저트는 애들이 좋아해서 나쁘지 않았다.
왼쪽에 보이는 케이크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아까 이름 없던 그 케이크 같은데.
무튼 건강해지는 맛이다. 녹차 가루 같은 맛과 허브 맛이 나는 특이한 케이크. 그래서 애들은 먹지 않는.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 그런 케이크.
그리고 와이프의 카페라테. 난 아메리카노.
하트가 아니라 뚱뚱한 하트가...복숭아 인가? ㅎ 그래도 맛있게 마셨다지.
생각보다 맛이 좋았던 아메리카노. 아이스 인 경우에 맛이 죽거나 텁텁하거나 그런 느낌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깔끔해서 좋았다. 독특한 맛을 위해서 무리하게 특별한 맛을 강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곳은 그런 느낌이 없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주인이 젊다고 하지만 맛이 젊지는 않았다.
음료가 나오기 전에 애들 초코크림케이크를 먹고 있었는데. 그걸로 부족하다고 해서 브라우니 추가 주문. 조각을 하나씩 들고 먹는 애들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내 지갑은 점점 가벼워져 가지만...)
둘이 만나면 싸우고 빼앗고 하다 보니 3개씩 나눠서 줬다.
첫째가 서운해할 것 같은데. 덩치로 보면 첫째에게 4개 주고 둘째에게 2개만 줘야 하지만 먹는 걸로 보면 둘째한테 3개는 꼭 줘야겠더라. 조그마한 녀석이 먹는 건 형보다 많이 먹는다.
사진이 많아도 문제인 것 같다.
정리하면서 힘들다;;; 내용 쓸 것도 그렇고.
무튼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불편함이 크나, 한 번쯤 방문해서 커피 맛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와이파이가 잘 되어 있어 노트북 들고와서 작업하기에도 나쁘지 않음.
커피 맛 보러 오는 거 추천.
고양이
외관을 찍으려고 나갔더니 보이는 고양이. 임신한건지 배가 불룩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아서 몇 컷 찍었다.
프리덤케이는 아니고 그 옆 건물 주차장에서 찍은 사진.
수컷이면 잘생겼고 암컷이면 이쁘...
도도하게 날 바라보던데. 내가 뭘 주려는 줄 알았나?
미안해.. 난 그냥 사진만 찍었어. 근데 너 길고양이니?